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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부드러운 이야기

001.덴츠 큐슈, 쿠마몬 볼 분실 사건_지역 PR 캠페인



   쿠마모토? 쿠마몬!


 쿠마모토(구마모토,熊本)현은 일본 큐슈지방에 위치한 현인데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는 후쿠오카나 나가사키보다는 유명하지 않지만 큐슈 한 가운데 위치해 있고, 쿠마모토성을 비롯해 도시와 자연이 잘 어우러진 매력을 자랑하는 곳입니다.(라고 쓰고 시골이라고 읽는다...)


 특히 쿠마모토현은 수천가지가 넘는 일본 내 마스코트 캐릭터(유류캬라,ゆるキャラ)들을 짓밟고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마스코트 '쿠마몬'으로 일본 전국에 알려져있는데요. 일본에서 쿠마몬의 인기는 한국에서의 뽀로로의 인기를 뛰어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서 과자, 인형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기념품에서까지 쿠마몬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키히토 천황내외를 영접하는 쿠마몬






   쿠마몬을 통해 쿠마모토의 붉은 농수산물을 알리자


  한편, 쿠마모토는 풍부한 농수산물 산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토마토나 딸기, 수박같은 붉은 채소, 과일이 유명한데요.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있는 일본인들은 소수에 불과했고, 쿠마모토현은 '붉은 현'이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해 지역 마스코트 쿠마몬을 영입합니다. 


"쿠마몬의 붉은 볼이 사라졌다!"

 2013년 10월, 쿠마몬의 포인트였던 붉은 볼이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쿠마몬을 보기 위해 찾아온 아이들은 실망하게 되고, 시장님(県知事)을 비롯한 쿠마모토사람들은 실의에 빠지게 됩니다. 캐릭터 프로듀서는 쿠마몬이 그냥 곰...아저씨가 되어버렸다고 한탄을 합니다. 쿠마모토현은 쿠마몬의 붉은 볼을 찾기위해서 전단지를 뿌리고,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서도 쿠마몬의 붉은 볼을 찾는다는 방송이 연일 방영되었죠. 이러한 소식은 수많은 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서도 전파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나흘 뒤, 쿠마모토현청은 쿠마몬의 붉은 볼을 찾았다고 발표합니다. 그토록 찾아헤매던 쿠마몬의 붉은 볼은 쿠마모토의 딸기 밭, 수박 밭, 토마토 밭 등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를 통해 떠들썩했던 쿠마몬 사건이 많은 사람들에게 쿠마모토현을 붉은 현, 맛있는 현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캠페인이었음을 알게 되었죠.



쿠마몬 볼 분실 사건 동영상

아 귀엽다ㅎㅎ 그런데 시장님 연기 어색해...



 이 캠페인이 진행된 3일 동안 쿠마몬의 붉은 볼을 찾았다는 트윗이 전국에서 수천 건이나 올라왔고 캠페인 종료 후에는 23개의 방송프로그램, 30건의 신문기사, 400개 이상의 웹 사이트에서 쿠마모토의 붉은 농수산물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올해 10월 열린 'Global SABRE Award' Non-Corporate Economic Development 부문에서 5000건 이상의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상에 선정되기도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일본인들에게 쿠마모토가 몸에 좋은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인시킬 수 있었으며, 이후에도 붉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브랜딩화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관련사이트 : kumamotonoaka.jp





   쿠마몬 PR 캠페인에서 주목 할 점


  쿠마모토현의 이번 PR 캠페인을 보면서 세가지 주목할 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첫번째. '색'이라는 공통점을 활용해 쿠마몬의 붉은 볼과 지역의 붉은 농산물을 연계시켰다.

 이 PR 캠페인이 실시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쿠마몬의 볼은 그냥 볼으로만 여겼죠. 그렇지만 이번 캠페인을 통해 쿠마몬의 붉은 볼이 쿠마모토의 붉고 맛있는 농산물을 상징한다는 '기존에는 없었던 인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예전부터 일본에는 おいしい物を食べるとほっぺが落ちます(맛있는 것을 먹으면 볼이 떨어진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런 점도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도움을 줄 수 있지않았나 싶네요.


두번째. 재미있는 가상의 사건을 만들어서 관심을 이끌어냈다.

 만약에 이번 캠페인이 '쿠마몬의 붉은 볼은 쿠마모토의 붉은 농산물을 상징합니다'라는 포스터, 광고 형식으로 제작되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ㅈ..ㅈ망) 아마 수 많은 지자체의 광고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지 못하고, 광고 비용만 남았겠죠.

 최근에 산림청에서 산림보호를 위해 실시한 '임(林)자 사랑해'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던 '개불알 찾기'가 이와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호기심을 갖게끔 하는 캠페인이 SNS를 통한 확산이 큰 힘을 발휘하는 요즘 시대에 적합하지않은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번째. 기업이 아닌 단체, 조직도 유연해져야한다.

 어쩌면 이미 다들 느끼고 있는 점일 수 있겠습니다만 요즘은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정당 심지어 지자체들도 공중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PR 활동(사실은 마케팅에 가깝지만)을 하고 있죠. 이는 우리가 '어떠한 조직이라도 외부 공중과의 원활한 소통이 꼭 필요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일방적으로 알리기보다는 주요 공중을 분석하며 그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가는 것, 다시 한번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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