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쉽사리 갈 수 없기에 육지 사람들은 섬을 갈망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섬의 젊은이들은 육지의 화려함을 좇아 섬을 떠난다. 아름답지만 쓸쓸한 섬, 연홍도로 우리는 향했다.
티비에서만 보던 조그마한 통통배를 타고 도착한 연홍도는 차분하고 조용하며, 몇 안되는 어르신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곳으로 보였다. 연홍도는 지도를 확대하고 확대해야 겨우 '연홍도'라는 지명이 나올 정도로, 작은 섬이다. 그곳에 100명이 채 안되는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보통 이러한 글을 쓰면 장점부터 이야기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단점(?), 안타까움을 먼저 써보고싶다. 여느 낙도들이 그렇듯이 이 섬도 진작에 죽어버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제윤 소장님이 설명했던 섬 고유의 제사, 토속신앙, 서낭당은 인구의 유출로 인한 주민 고령화와 육지 사고방식이 흘러들어오게 되면서 어르신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었다. 아무도 지나지않아 길처럼 보이지 않게 된 산길과 콘크리트로 뒤덮혀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구 서낭당은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사라져간 수 많은 것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서글픈 느낌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홍도를 내 마음 속에 품어가고 싶다고 느낀 건 이 섬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이 섬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 때문이다.
연홍도는 작은 섬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만 있어도 섬이 어떻게 생겼고 어디가 아름답고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작은 섬에 애착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은 누구보다 연홍도가 가진 매력을 잘 알기에 다리를 놓고, 콘크리트를 깔고, 건물을 지어올리지 않았다. 대신 섬 그 자체를 하나의 미술관으로 만들어나가 원래 섬이 가지고 있던 매력을 배가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물론 솔직히말하면 지금 당장 관광객들이 올 정도로 'Hot Issue' 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연홍도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정도로 핫한 섬이 되지않기를 나는 바란다. 시끄러움과 떠들썩함, 복잡함이 주류가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지켜나가는 비주류로 남을 때 연홍도는 더욱 가치가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이목이 집중되면 이를 노리고 달려오는 사람들이 하이에나만큼 많은 세상에서, 이 아름다운 섬을 알리는 게 정말로 섬을 살리는 일인지 의구심이 들지만 누구보다도 섬을 위하는 주민들이 있기에 멋훗날 다시한번 조용히 이 섬에 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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